김지윤| Kim Ji Yoon 김지윤(b,1995)는 풍경 속 시간의 흐름과 시각적 에너지를 탐구하는 회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풍경을 촬영하고 이를 회화로 재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실견과 이미지, 순간과 지속, 시각과 신체의 경계를 탐색한다. 반복적인 붓질과 층의 중첩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감각의 진동을 화면에 담으며 익숙하면서도 낯선 풍경의 감각을 제시한다. 나는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는 순간 속에서 시간의 결을 느낀다. 그 결 안에 스며든 빛의 떨림, 색의 호흡, 변화의 리듬에 주목하다보면 계절이 바람이 스치듯, 화면 속 색과 형태는 끊임없이 움직이며 사라지고 다시 태어난다. 나는 그 덧없음 속에서 오히려 시간이 머무는 감각을 마주한다. 스크린 속 풍경은 나에게 또 하나의 창(窓)이다. 그곳에는 현실과 기억, 순간과 지속이 한 겹으로 겹쳐져 있다. 나는 스마트폰으로 찍은 일상의 풍경을 스크린을 통해 다시 바라본다. 그 이미지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이미 지나가버린 순간의 잔상과 온도를 품고 있다. 나는 그 빛의 흔적을 캔버스로 옮기며 사라진 시간을 다시 호흡한다. 반복되는 붓질과 덧칠 그리고 표면을 문지르는 행위는 바람의 흐름처럼 일정하지 않지만 그 안에 시간의 리듬과 흔적이 깃든다. 층층이 쌓인 색의 결은 스크린 속의 매끄러움과는 다른 손끝의 온도와 물감의 저항으로 이루어진 또 다른 시간의 풍경이다. 나는 그 과정 속에서 우리가 쉽게 인식하지 못하는 시각의 여운, 그 안에 남은 시간의 속삭임을 회화로써 표현하고자 한다. 익숙하지만 낯선 풍경, 사라지지만 남아 있는 색의 기억. 그 모든 흔적이 겹겹이 쌓여 ‘시간이 흐르는 풍경’으로 다가갈 수 있길 바란다. 이번 전시 《사라지는 빛, 남겨진 온도 : Whispers of the Seasons》 에서는 계절이 바뀌는 찰나, 그 사이에 숨어 있는 시간의 결과 감각의 흐름을 회화로 풀어내고자 했다. 요즘은 계절을 느낄 새가 없다. 기후의 변화와 바쁜 일상 속에서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의 경계는 점점 흐릿해지고 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그 희미한 경계 속에서 빛의 떨림과 바람의 결이 전해주는 시간의 감수성을 느낀다. 계절 안에는 시간이 숨어 있다. 빛이 머무는 순간, 바람이 지나간 자리, 색의 여운 속에 시간이 스민다. 그리고 그 시간의 감수성은 곧 소멸의 감수성이기도 하다. 사라져가는 것을 바라보는 마음, 변화 속에서 머무는 것에 대한 애틋함. 가을의 풍경은 그 감정을 가장 잘 드러낸다. 푸르름이 서서히 붉게 물들고, 잎은 떨어지기 직전의 가장 찬란한 빛을 머금는다. 그 순간의 색은 이미 사라짐을 예고하지만, 바로 그 덧없음 속에 시간이 머문다. 빛은 존재를 드러내기도 하지만, 때로는 존재의 형태를 흐트러뜨린다. 나는 그 양가적인 빛의 속성을 따라 빛과 바람이 공존하는 시간의 풍경을 그리고자 했다. 이번 전시는 그렇게 스쳐 지나가는 계절의 속삭임을 붙잡는 시도이다. 보이지 않는 흐름, 느리게 사라지는 시간의 결이화면 위에서 다시 한 번 숨 쉬길 바란다. - 작가노트 중에서 - Education2020 영남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졸업2018 영남대학교 디자인미술대학 미술학부 회화전공 졸업 Solo Exhibition2023 유영하는 몸짓과 풍경들, 갤러리ERD, 부산2022 ZIP, 이목화랑, 서울2020 경계를 걷다, 봉산문화회관, 대구 Group Exhibition2025 젊은대구작가들2025, 신세계 갤러리, 대구2025 청년작가 제로 프로젝트, 수성아트피아, 대구2024 흠 없는 마음의 영원한 빛, 에임빌라, 부산2023 Turning Up, 아트사이드 템포러리, 서울2022 CLOUD, 갤러리ERD, 부산2021 CONTACT, 남공간, 서울HAP2021 내일을 위한 에너지, 경주예술의 전당, 경주2019 대구, 현대미술의 눈,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2019 A24, 봉산문화회관, 대구2018 범어길 프로젝트3, 범어아트스트리트, 대구2018 수창 리노베이션하다 Interactive, 수창청춘맨숀, 대구2018 Synchronization, 행복북구문화재단, 대구2017 Power-packed,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Collection경주문화재단, 한국수력원자력 외 개인소장 CONTACT EMAIL kjiyoon951@gmail.ccmINSTAGRAM @jiyoo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