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이슬아(Yi Seul A)
ARTWORK Every sunday
EDITION 2021
MATERIAL watercolor and gouache on Arches
SIZE 41x31(cm)
이슬아 | Yi Seul A
밤이 되어도 사라지지 않는 사이렌소리
알람이 꺼지지 않는 전화기
무언가를 해야한다고 얘기하는 것만 같은 한낮의 콘크리트 풍경.
헤드셋을 끼고 부지런히 걸어 도착한곳은 어느 조각상 앞이었다.
무색의, 특정한 모양도 색도 띄지않은 조각. 주어진 시간은 점심 한끼를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전부다.
한시간도 채 되지않는 시간속에서 콘크리트를 뒤로하고 조각에 기대 잠깐 멈췄다.
나는 바쁘게 지낼때면 어김없이 무색의 조각들을 찾아다녔다.
콘크리트를 뒤로하고 부지런히 걸어 쉴 수있는 곳을 쫓아 하얀 조각들에 기대 생각을 정리했다.
그게 일에 지쳤을때 내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큰 휴식이었다.
매번 흰 조각을 찾을 순 없으니 아름다운 건물에 기대기도 하고 요가를 해보기도 했다가
어떤 날은 그저 핸드폰 속에 저장된 흰 조각들에도 지친 마음을 내어 주기도 했다.
도시에 산다는 건 여러가지의 균형을 필요로 한다.
이렇게 어지럽게 돌아가는 도시에서 진정으로 쉬는건 무엇일까 하는 고민에서 <Lost in pause>를 구상했다.
기록으로서의 회화는 이미 수명이 다했다지만,
개인이 기억하고 싶은 장면을 기록하는것에 있어 회화는 여전히 매력적인 매체다.
나는 내가 기억하고 담고싶은 도시의 장면들을 지우고 반복하며 재구성했다.
실재하지 않는 공간이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도시의 모습을.
이렇게 캔버스 속 공간은 실재론 존재하지 않으나 어디든 존재하는 풍경이 된다.
콘크리트 사이를 유유히 살아가는 인물들은 내가 이 도시에서 가지고 싶은 태도를 담는다.
사이렌 소리를 피해 노이즈 캔슬링이 되는 헤드셋을 쓰고 살아가거나 이어플러그를 끼고 잠드는 사람들,
치열하게 명상과 휴식을 쫓는 사람들이 도시엔 가득했다.
이번 전시는 콘크리트 사이에서 짬을 내어 쉬고야마는 도시인의 이야기다.
하루에도 무수히 많은 생각과 일들이 밀려왔다 쓸려간다. 우리가 도시에서 지탱해야할 균형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 이슬아 작가노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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