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다인| Lim Dain 임다인(b.1989)는 경희대학교 미술대학에서 회화 전공 학사를 졸업 후 미국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회화, 드로잉 전공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작가는 떠남과 돌아옴을 반복하는 삶 속에서 익숙했던 것이 낯설어지고 낯설었던 것이 익숙해지는 기묘한 감각을 탐구해왔다. 일상 풍경을 오래도록 관찰하며 낯설게 보이는 순간을 화면에 담기 시작하며 일상을 관찰하는 것을 넘어 삶과 존재 자체를 깊이 파고든다. 상반된 성질이 교차하고 공존하는 세계 속에서 서로가 어떻게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살피며 다름을 수용할 수 있는 풍경을 제공한다. 나의 작업은 이제는 되돌아갈 수 없는 떠나온 집의 기억 속 잔상을 기록한 안식처의 초상으로 일상의 공간이 갖는 존재론적 의미에 대한 질문과 그동안 지나쳐온 보통의 가치를 탐구하는 작업이다. 모든 사람들은 나름의 집을 품고 산다. 여기서 말하는 집은 건축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가질 수 있고 이미 가지고 있는 모든 개인 속에 내재되어 있는 집이다.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는 “공간의 시학”에서 집을 “세계 안의 우리들의 구석이며 우리들의 최초의 세계”라 말한다. 우리가 되돌아가고자 하는 안식처인 것이다. 이곳에서 한 개인은 정체성을 형성하며 한두 곳이 아닌 지나온 수많은 공간들의 축적이다. 떠남과 돌아옴을 반복하는 삶 속에서 낯선 땅, 유목민적 삶 속에서 공간이 부여하는 상대적 정체성과 절대적 정체성의 대비는 장소가 부여하는 존재의 의미를 탐구해왔다. 도시, 국가, 문화와 같은 사회가 정의하는 개인의 정체성은 장소에 따라 변화무쌍하며 사회적 가치와 잣대에 따라 생기는 경계를 표류하는 이방인의 삶은 경계선을 줄타기 하는 것과 같았다. 일시적 소속으로 요구되는 자격과 약속된 기한이 만료되면 끝이 없는 증명의 과정 속에 개인의 정체성은 희석되어 간다. 그럼에도 소속되기 위해 반복해야 하는 적응과 노력은 이면에 피로와 회의감을 남기며 불변하는 존재론적 안식처를 갈망하게 하는데 그곳은 개인이 오롯한 본연의 모습일 수 있는 집이라 생각했다. 나는 최초의 기억에서부터 현재까지 집의 잔상을 드로잉을 통해 추적하는 것으로 작업을 시작한다. 타임 슬랩처럼 일정 기간 동안 한자리에 머무르며 공간을 면밀히 관찰하고 공간을 떠난 후, 그 시간과 장소에 대한 인상을 드로잉으로 먼저 기록한다. 익숙함을 낯설게 보기 위한 노력이며 기억 속 집의 이미지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각 정보는 희석되고 또렷해지는 공간의 아우라는 감각과 경험의 이미지를 형성된다. 낯선 사람을 처음 본 느낌을 첫인상이라 한다. 공간도 처음 들어설 때의 첫 느낌이 있는데 그것을 결정짓는 것은 분위기다. 분위기는 사람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데 그 총체적인 합은 공간의 아우라를 형성한다. 나의 작업은 지나온 수많은 안식처의 아우라를 화면에 표현하려는 회화적 실험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아우라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데는 색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사용된다. 기억 속 공간의 잔상을 드로잉을 통해 면밀히 복기하며 유화로 표현될 첫인상의 색감을 잡고 머무른 시간 동안 응축된 감각적인 요소를 다양한 색감에 대입하여 색상을 고른다. 수집된 색상들은 레이어로 층층이 쌓아 겹겹이 칠해진다. 이 과정은 마치 집을 짓기 위해 지면을 다지고 골조를 세우고, 건물의 성격에 따라 목조, 콘크리트 등을 쌓는 것과 닮았다. 적게는 13번부터 많게는 30번 이상의 색의 레이어가 중첩되어 화면을 만든다. 관객이 바라보는 작품 속 공간은 특정색으로 규정지어 이해하기 어렵다. 수많은 색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망막에 맺히기 때문이다. 이 무수한 색 레이어는 비록 평면일지라도 풍부하고 깊은 공간감을 구현하며 기억 속 공간의 아우라를 드러낸다. 화면 속 공간을 보는 이는 무의식 속 공간을 회상하게 되고 특정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연속적인 작품 제작 과정은 삶과 닮아있다. 반복되는 하루, 한 달, 일 년 동안 매일같이 일상을 이루는 행위가 누적되어 개인을 형성하고 삶의 형태를 이루는데 이것은 자연스레 공간에 스며있다. 그리고 곧 한 개인의 존재를 대변한다. 이렇게 차곡차곡 집을 짓듯이 그림을 그리는 것은 마치 수행적인 행위와 같다. 그 반복의 과정 속에서 떠나온 안식처의 모든 구석을 면밀히 되새기며 기억 속 장소를 다시 방문하게 된다. 격변의 흐름에서 일상을 관찰하고 사소한 것을 놓치지 않으려는 우직한 형태의 작업이 모순적이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내 작업은 그 혼돈의 틈에서 잊혀지는 것과 지나간 것을 잊지 않고 기억하려는 행위이며 변하지 않는,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곳을 남겨두고자 하는 발버둥이다. 떠남과 돌아옴을 반복하는 삶 속에서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얻는 안도와 위안을 통해 삶을 지탱하며 작품을 통해 내 스스로 그 의미를 되새기는 일이다.- 작가노트 중에서 - Education2017 프랫 인스티튜트, 순수미술대학, 회화전공 석사졸업, 뉴욕, 미국2012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미술학부, 회화전공 학부졸업, 서울, 한국 Solo Exhibition 2025 Whispering Slit, 별관, 서울, 한국2023 Safe Haven, 이목화랑, 서울, 한국2021 공간도감, 이목화랑, 서울, 한국2020 밤채집, H contemporary 갤러리, 성남, 한국2018 Subtle, H contemporary 갤러리, 성남, 한국 Group Exhibition2025 여름의 조각들 : Fragments of Summer, 오브제후드, 부산, 한국2025 베란다에서, 서린 스페이스, 부산, 한국2024 불분명한 관계, 이목화랑, 서울, 한국2023 제24회 신세계미술제 1차선정작가전, 광주신세계갤러리, 광주, 한국2023 젊은 모색전, 갤러리 팔, 서울, 한국2022 Inside out, Scroll NYC, 뉴욕, 미국2022 Dive in Spectrum, MC갤러리, 뉴욕, 미국2022 Deep Focus, River갤러리, 뉴욕, 미국2021 현대미술의 조명전 Art Chorus, 인천문화예술회관, 인천, 한국2021 고양 청년 희망 뉴딜 프로젝트 Project B side: Metropolitan, 고양 아람누리센터 갤러리 누리, 일산, 한국2020 북경질주, 광주시립미술관, 광주, 한국2019 광주시립미술관 북경창작센터 11기 입주작가 성과보고전, 798 성지공간, 베이징, 중국2019 Soul Meditation from the East, Sky Line 미술관, 항주, 중국2019 일장면화지, 지우청 미술관, 베이징, 중국2018 제3회 뉴드로잉 프로젝트, 양주 장욱진 시립미술관, 양주, 한국2017 Small Work Exhibition, Trestle 갤러리, 뉴욕, 미국 Residency2019 광주시립미술관 북경창작센터, 베이징, 중국 2017 버몬트 스튜디오 센터, 존슨, 미국 Awards2024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MMCA, 서울, 한국 CONTACT EMAIL dainlim@naver.comINSTAGRAM @dain_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