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선|Lee Jin Sun 저는 정교한 손 성형을 통해 ‘좁고 깊은 것’이라는 저의 내면의 형태를 도자기에 기대어 형상화 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릇을 표현의 수단으로 취하기 위해 그릇이 가진 실용성을 형태에 양보하여 가녀린 오브제를 만들어 나갑니다. 저에게 있어 그릇이나 사물이 가진 규칙은 작품에 영감이 되며, 그것들이 이루는 안정적 균형을 불안정하게 만듦으로써 작가의 내면을 닮은 긴장을 표현하고자 합니다.또한, 저는 제 작업을 통해 그릇이 가진 금기들을 조금씩 깨나가 그릇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진선 Education 2020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 도예전공 졸업2018 국민대학교 도예전공 금속공예 부전공 졸업 Exhibition2021 「Part2. 테이블 위 나의 소우주」 Space B-E2021 「ways of seening: 좁고 깊은 것」 메이크 폴리오 도감2021 「델픽 상설 전시」 DELPHIC2020 「현상展 」평창동 프린트베이커리 클럽디자인2020 「2020 Craft Trend Fair 창작공방관」 삼성 코엑스2020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 석사학위청구전」 국민대학교 조형갤러리2018 「편(piece)」 동덕아트갤러리 졸업 전시2017 「2017 관악현대미술대전」 공예 분야 특별상 수상 Collection <좁고 깊은 것> 저는 정교한 손 성형을 통해 ‘좁고 깊은 것’이라는 저의 내면의 형태를 도자기에 기대어 형상화 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릇을 표현의 수단으로 취하기 위해 그릇이 가진 실용성을 형태에 양보하여 가녀린 오브제를 만들어 나갑니다. 저에게 있어 그릇이나 사물이 가진 규칙은 작품에 영감이 되며, 그것들이 이루는 안정적 균형을 불안정하게 만듦으로써 작가의 내면을 닮은 긴장을 표현하고자 합니다.또한, 저는 제 작업을 통해 그릇이 가진 금기들을 조금씩 깨나가 그릇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좁고 깊은 것’은 ‘나’ 그 자체이기도 하며, 작업 전반을 이루는 형태적 특징이다. 좁고 깊다는 것은 비교적 명확한 방향이 있음을 나타낸다. 나는 하얀 벽을 도화지 삼아 오로지 내 두 손으로 형태를 만들고 조각한다. 척박한 상황 속에서 탄생한 물체는 다른 곳에 마음을 둘 여유조차 없는 좁고 깊은 나를 닮아 더 좁게 높게 향해간다. 옛말에 그릇을 마음에 비유하던데, 좁고 깊은 그릇은 나를 참 많이 닮은 듯하다. 얇지만 단단한 기벽은 내 스스로 쌓은 나의 성벽이며, 깨질 듯한 모양새는 얄팍한 나의 성질을 나타낸다. 그릇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나지만, 그릇이 어떻게 실용적으로 쓰이는 지에는 관심이 없다. 그릇이 쓰여야 한다는 것을 조금만 양보한다면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다. 쓰이는 것이 그릇의 본질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릇의 본질을 충실히 이행하는 저렴하고 일상적인 그릇들이 많다. 우리는 그것들을 통해 매일매일 그릇의 본질을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다. 또한, 꼭 내가 만들지 않아도 너무나 멋진 그릇들이 주변에 즐비해 있다. 이 지점에서 나는 좁고 깊은 것을 만들기로 했다. 전부를 포용할 수 없는 나의 좁고 깊은 그릇은 한 발짝 멀리서, 피부에 직접 닿는 것보다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나에게 있어 그릇은 담을 수 있으면 좋고 아니어도 괜찮다. 주전자의 물대가 얇아서 물이 콸콸 나오지 않아도 괜찮다. 손잡이가 얇아 제 역할을 하지 못해도 괜찮다. 우린 적당한 어딘가를 찾을 테니까. 바닥과 벽면이 있어 무언가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은 담을 수도, 비울 수도 있다. 나는 내 그릇에 무엇이 오랜 시간 담겨 있기 보다 오래 비워두는 것을 선택했다. 나의 작업을 소장하고자 하는 이에게도 기꺼이 비워두는 것을 권장한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텅텅 비워지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는 무언가의 방해 없이 켜켜이 쌓인 나의 시간과 다른 이의 시공간이 합쳐진 덩어리가 채워질 것이다. - 작가 노트 ‘좁고 깊은 것’- <얄팍한 사물> 어떤 사람이 나에게 왜 그렇게 손만 대면 깨질 것 같은 것들만 만드냐는 질문은 한 적이 있다.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나의 성미에 대해서, 나의 사물들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다. 공통적으로 나의 사물들은 얄팍한 속을 가지고 있다. 사물에 있어서 얄팍하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의미한다. 얇은 벽을 사이에 두고 자신이 품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온도를 통해 은근히 내비치는 것. 외부가 차가우면 사물도 금방 차가워지고, 내부가 뜨거우면 사물도 금방 뜨거워지며 스스로를 드러내는 것이 내 그릇의 정체성이다. 나의 그릇은 침묵을 지키며 자신을 감추는 것이 유리한 이 세상에서 한 없이 가냘픈 사물이 된다. 이것은 내가 나를 세상 속에서 드러내는 방법이며, 어떠한 허물도 없이 보잘 것 없는 스스로를 내보이는 수단이 된다. 삶을 살아가면서 무수한 거짓말들로 나를 보호하고 방어했지만 최소한 나의 작업에 있어서는 투명하고자 하는 나의 결의이자 결단인 것이다. - 작가 노트 ‘얄팍한 사물’- Contact EMAIL jinsuns1@naver.comINSTAGRAM @leeezyn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