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오혁진(Hyuck Jin Oh)
ARTWORK A dark but bright day
EDITION 2025
MATERIAL Mixed media on canvas
SIZE 116.8 x 91.0 cm
PRICE (WON) 작품가 문의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둠이 모든 것을 덮어도, 빛은 결코 삼켜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선명히, 더욱 눈부시게 타오른다."
오혁진| Hyuck Jin Oh
우리는 모두 결핍을 안고 살아간다. 채워지지 않는 공허, 이유를 알 수 없는 슬픔,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마음. 작품들은 그 결핍 속에서도 위로를 찾으려는 내면의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다.저마다 가슴속에 품고 있는 내면의 아이가 있다. 상처받은 기억 속에서 머물러 있는 아이, 외로움 속에서 길을 잃은 아이,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는 아이. 그 아이들은 자라지 않는다. 대신, 우리 안에 조용히 머물며 존재를 알린다. 때로는 이유 없이 찾아오는 슬픔으로, 때로는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으로. 나는 그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싶었다.
꿈속의 자연은 그들에게 작은 안식처가 된다. 그것은 어쩌면 그들이 바라는 세계일지도 모른다. 거친 바람에도 부드럽게 감싸는 모래, 깊은 어둠을 밝히는 별빛, 조용히 마음을 어루만지는 나뭇잎의 속삭임. 자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말이 없지만, 존재만으로 우리의 이야기를 듣는다. 내면의 아이들은 그 속에서 비로소 마음을 내려놓는다. 차가운 어둠 속에서도 별빛을 따라 걸으며, 모래 위에 작은 발자국을 남긴다. 그리고 다시 바람이 불어와 흔적을 지운다.하지만 사라지는 것은 흔적뿐, 그 걸음이 남긴 기억은 마음속 어딘가에 남아 있다.
나는 오늘도 모래를 쥐고, 흩어지는 조각들을 이어 그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모래는 흩어지고 흐르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의 상처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무늬가 되어 삶에 스며든다. 고난과 시련이 없는 삶은 존재할 수 없다. 나는 그 진실을 모래에게 배웠다. 바람이 몰아치고 파도가 휩쓸어 가도, 모래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부서지고 흩어져도, 결국은 다시 어디선가 쌓인다. 때로는 날카롭게, 때로는 부드럽게 변할 뿐.문득 바라본 모래는 깨진 것들의 집합이었다. 단단한 것들이 부서지고, 부서진 것들이 쌓여 새로운 세계를 만든다. 부서지는 것이 끝이 아님을, 사라지는 것이 소멸이 아님을, 나는 모래에게서 배운다. 손끝에서 흘러내리는 모래를 보며 깨닫는다. 삶도 이와 같다는 것을. 쥐려 하면 흩어지고, 감싸 안으면 가만히 머문다. 붙잡으려 하면 놓치지만, 흐르게 두면 새로운 형상을 만든다.
내면의 아이들은 조용히 모래성을 쌓는다. 언젠가 그것이 부서질 것을 알면서도, 다시 손으로 다듬고 쌓아 올린다. 그리고 마침내 바람이 그 성을 가져가도 괜찮다는 걸 깨닫는다. 중요한 것은 형태가 아니라,그것을 쌓아 올리는 순간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그림 속 아이들은 그렇게 자신만의 세계를 만든다. 상처 입은 손끝으로 모래를 만지며, 부서져도 사라지지 않는 것을 배워간다.모래는 단순히 흩어지는 존재가 아니다. 흩어진 모래가 다시 모이면 단단한 돌이 된다. 바람에 날리던 작은 알갱이들이 서로를 붙잡고, 강한 압력을 견디며 단단한 형태를 만들어낸다. 나는 이 과정을 희망에 빗대어 본다.흩어지고 부서졌던 마음이 다시 모여 단단한 믿음이 되고, 결핍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내면의 아이들도 결국은 견고한 존재로 성장할 수 있음을.흩어졌다 다시 모이면 단단한 돌이 되듯, 우리 또한 부서지고 상처받으면서도 다시 모이고, 서로를 붙잡으며 단단해진다.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다. 우리 또한 모래처럼,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므로.
그렇게 오늘도 희망을 그린다. 모래알을 하나하나 쌓아 올리듯, 그림을 바라보는 동안만이라도 희망이 조용히 자리 잡기를. 내면의 아이들이 이곳에서 작은 위로를 얻기를. 그리고 이 이야기가 보는 이들에게도 가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2022.11.09
- 작가노트 중에서 -
Hyuck Jin Oh (b.1997) is a rising Korean artist whose work delves into the emotional complexity of the human experience. His distinctive approach to mixed media combines different materials with traditional pigments, creating textured, layered compositions that convey the emotional depth and warmth of life’s spectrum. Oh's art explores themes of healing, transformation, and inner balance, reflecting both the turmoil and tranquility that shape the human condition. Through his work, he captures moments of emotional struggle while offering a sense of peace—emphasizing that even in times of hardship, there is potential for personal growth and renewal.
In addition to his fine art practice, Oh actively collaborates with the music and media industries, contributing his visual work to album covers, films, and dramas. This interdisciplinary approach expands his creative reach, deepening his exploration of emotional landscapes. His exhibition in Bangkok marked an important step in his growing international presence, further establishing his unique voice in the global art scene. Through his art, Oh invites viewers to reflect on their own emotional journeys, offering a message of hope and transformation—that by confronting and overcoming adversity, one can make positive memories shine even brigh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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